호밀64 2012. 5. 7. 22:54

봄 길에서 - 청원 이명희 바삭거리던 마른 가지에 살며시 돋는 연두색 잎은 차오르는 환희로움으로 가슴을 벅차게 한다 듬성듬성 허물어진 담장아래 햇빛보다 더 밝은 희망으로 쏘옥쏘옥 고개를 내미는 새싹의 얼굴은 또한 마음을 더욱 경건하게 한다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은 풀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초원의 밭에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쓰는 오후 세상 것들은 다 녹슬었다고 항거하고 살맛이 없다고 투덜거렸던 밋밋한 바람의 인연들 가슴 쓸어내리며 쑥 내 풍기는 벌판을 빙빙 도는데 혼자 핀 살구나무 꽃향기가 그윽하다 봄 꽃나무 꽃망울 톡톡 터트리듯 내 마음 속 멍울도 톡톡 봄꽃보다 더 환하게 터졌으면 좋겠다 깊어져서 더욱 푸른 그 환한 그리움도 비틀거리며 자라는 몹쓸 외로움도 툭. 툭.


     

    가져온 곳 : 
    카페 >시는노래가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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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빛고운|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