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광장 아침 시 향기

 

금사정 동백

      이진숙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은

사철 푸른 잎 절개를 말하고

엄혹한 현실속에 피어나는 꽃잎

이상을 말하네

 

세상에 알려지기도 전에 뚝뚝

통째로 떨어져도 다음 해 또

어김없이 피어나는

붉은 꽃잎

 

추위가 깊을수록 더욱 붉어지는

너의 속내

두런두런 얽힌 사연

모두 보듬고 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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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편지  / 청담 장윤숙

    꽃은
    알몸으로 꽃을 피우고
    향기를 전하는 일
    죽도록 아프게 참아내고    
    그 끝간 곳에서
    환한 꽃을 피워내는 것이지요
    보세요
    눈을 들고 귀를 열고
    가슴을 열어 보세요
    그리고 들으시고
    품으시고 찾으세요
    꽃들도 모두가 나신인 것을요
    홀딱 벗고 우는 새도
    모두 비우라고 하지 않던가요
    슬픔은 봄의 것이라고
    기쁨은 꽃만이 피워내는
    오묘한 순리가 아니던가요
    흐린 날의 아픔이
    혹한의 바람처럼 스쳐지납니다.
    시간은 그리 흘러가고
    세월도 흘러가고
    우리는 물처럼 흘러가야지요
    곡선으로
    스며드는 물의 나라로 
    언젠가는 또 그 끝닿는 곳에서
    만나겠지요
    그날을 위해
    그리고 꽃을 위로하는
    봄날을 위해
    봄동산에서
    꽃과 만나세요
    아프다지만
    고독하고
    시리다지만
    봄은
    꽃을 피워내고
    가슴에 환한 향기를
    진동하게 할 것입니다.
    아프지 마세요
    아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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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 향기*이효숙시인*

 

말 한마디에

       이효숙

 

'잘자'라는 한마디에

잠이 오고

'곱다'는 한마디에

꽃이 됩니다

 

당신 말 한마디에

꿈을 꾸고 화사해 지니

살살이 마음 간질이는 정

부드럽고 강해서

꼽짝 못하게 합니다

 

순종하고 싶어서도 아닌

꽃밭에 은은히 스며드는 빗물처럼

구석구석 흠뻑 빨아 마시게 되는

온 몸 짜릿한 그 말

 

오선지에 음표로도 그릴 수 없는

비밀 억양이지만

혼자 간직해도

흉볼 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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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광장 아침 시 향기 *박유동시인*

 

                                 

                 설매화 雪梅花

            박유동

 

늙고 병든 팔순영감이 어딜 가랴

삼동겨울 집에 구들장 지고 누웠으니

한낮에 잠간 양지쪽에 버둥대고 나가면

뜰에 매화가 유일한 벗이었는데

꽃피는 봄까지라도 죽지 않고 살고 싶었네

매화나무가지 부여잡고 어루만지니

눈을 감았는지 입을 오므렀는지

꽃망울이 꽁꽁 얼어 있었는데

매화를 불러 봄노래도 시도 읊었고

언 꽃망울에 따뜻한 입술로 녹여도 주었네

뒤늦은 폭설로 천지가 다시 하얗게 덮이고

한파에 며칠을 집밖을 못나갔더니

그새 이월매화가 눈을 떠이고 활짝 피었네

너를 붙잡고 애타게 노래 부르고 공을 들였더니

아 설매화야 너는 이 늙은이의 소원을 알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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