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와 함께 가던 그 커피숍
빛고운 김인숙
눈 내리는 밤
당신과 자주만나
이야기 하던 커피숍에 갔습니다
약간의 실내장식이 바뀌긴 했지만
그때 그느낌 그대로 있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앉아서
차를 마시던 자리 갈색 탁자에 써놓은
우리들의 영원한 사랑의 맹세
우리들의 이름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왔다며
예쁘게 눈을 흘기는 주인아주머니
오늘은 왜 혼자냐 는 물음에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흐릅니다
언제 가져다 놓았는지 늘 함게 마시던
내 헤즐럿 커피한잔 과 당신의
블랙커피 한잔이 탁자에 놓여 있습니다
커피는 몸에 좋지 않다며
레몬차를 권했던 당신
당신을사랑하며 지냈던 날들의 기억들이
실타래 처럼 풀어져 나와
눈물이 두뺨에 비오듯이 흘러내렸습니다
안녕이란 말 한마디 없이 떠나간 당신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모질게 했었는지
영문도 모른채
이별의 아픔을 감당해야 했던 지난세월
못나게도 나는 흰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
아직도 당신과 함께하던 이 커피숍 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야속한 옛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하염없는 눈물 흘립니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창밖에 불빛들과
하얗게 내리는 눈만이
슬픈 내 마음을 조용히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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